"너 요즘 무슨 일하니?"
"나? 유지보수 해. 쩝...개발자라면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가 개발을 해야 하는데. 내 경력이 자라나지 못하고 있어"
"프로젝트 끝나지 않았어?"
"응, 프로젝트 끝나고 유지보수팀에 남았어. 지금 너무 편해. 별로 할일이 없는 걸. 약간씩 변경만 해주면 되고, 야근할 일 없어서 좋아. 그런데 유지보수 기간이 몇 개월 안남아서 아쉽네.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또 야근일테니..."
두 가지 다른 마인드를 가진 개발자의 대화입니다.
일반적으로, 개발자들에게 가치있는 일은 '개발을 하는 것'이지 기존에 있는 것들을 관리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욕이 넘치는 신참 개발자들은 유지보수의 따분함(?)을 못견디고 이런말을 심각하게 던지기도 합니다.
"저는 개발하러 왔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 버그를 잡거나 고치며 제 경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기존 프로그램을 고치며 이런 투정도 합니다.
"전에 프로그래머는 누구였죠? 왜 이렇게 만들었어요? 처음부터 잘 만들었으면 이런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될텐데요."
우리의 개발 문화에서는 유지보수는 불필요한 일이며, 지루하고 간단하며 비중이 낮은 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유지보수를 중요시 여기는 선진국에서는 오류수정(17%)보다 개선(60%)의 유지보수작업 비중이 더 크다고 합니다. 즉, 유지보수의 관점을 버그 수정보다는 '프로세스, 기능의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말이지요.
현업에서 살펴보면, 이미 개발되어 있는 프로그램의 오류수정 요청이 있을때, 단순히 오류만 수정하는 사람과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하고 또다른 문제점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코드를 다시 다듬는 개발자가 있으며, 그동안 필요해 보였던 기능을 요구하지 않아도 추가하는 개발자가 있습니다.
사람(개발자)의 극명한 마인드 차이입니다. 재미있는 통계들을 또 살펴볼까요?
1. 디버깅: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28배나 우수하다
2. 오류 발견: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7배나 우수하다
3. 생산성: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5배나 우수하다
4. 효율성: 어떤 사람들은 다른사람들보다 11배나 우수하다
하지만 위의 통계에서 봤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개발자의 '장인정신'에 의해 차이가 나는 것이죠. 역시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결과가 되었네요.
유지보수를 통해 투덜거리며 하는 단순한 오류수정만이 아니라 기능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해 보십시오. 비록 바로 번쩍 번쩍 티나지 않는 일이라해도 자기 자신에게 뿌듯하고, 현업 담당자들의 미소와 칭찬에 힘이 나며, 이렇게 누적된 가시적인 효과가 여러 긍정적인 모습으로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 2009/09/0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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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글수 : 8



덧글
천하귀남 2009/09/06 11:07 # 답글
유지보수가 중요하긴 하지만 반드시 언급해야할 치명적인 문제중 하나가유지보수의 소요산출 문제입니다. 상당수의 경우에서 유지보수의 단가나 인력은 최저보다도 못한 수준입니다.
십수명이 개발한 프로젝트를 한명정도 남겨놓고 부분적인 개선도 아닌 전체 프로세스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수준의 내용을 개발시보다 짧은 시간안에 요구하는 경우가 엄청 흔합니다.
유지보수가 천대받는것도 이해를 해야할 일입니다.
카비젤 2009/09/06 19:32 #
네, 그렇죠. 우리의 개발 문화가 이정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문어발식 하청구조와 개발 경시 풍조가 한몫하고 있지요. 하지만 그 분들도 서서히 깨달아 가고 있는 듯합니다. '싼 개발자'보다 '책임감과 무게 있는' 개발자가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그런데 말이죠, 그 악조건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 속의 조그마한 구현의 행동이 자신과 어긋난 문화를 서서히 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생기는데요. 실제로 실현해 나아가고 있기도하구요. 한번 해보세요, 남들-다른개발자-과는 조금은 다르게 말이죠.
게드 2009/09/06 11:49 # 답글
단가문제도 그렇고... 금융권같은 경우 크리티컬한 에러가 아닌 이상 "개선"이란건 불가능하죠..
카비젤 2009/09/06 19:32 #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 정도가 아닐까요? 조금씩 도전해보는 것도...
게드 2009/09/06 19:49 #
문제는 을에게는 불치병과 마찬가지라.. ㄷㄷ
qwerty 2009/09/06 13:29 # 삭제 답글
신입때 유지보수 한 3년 하고나서... 어디 재취업 할려면 아무데도 안받아 줍니다."유지보수 = 편의점 알바"로 인식하기 때문이죠.
물론 당사자들도 문제가 있더군요.
"(시작때) 밤샘이라도 하겠습니다 (한달) 사람이 모르는게 있을 수도 있죠 (두달) 왜 이렇게 공부해야 될게 많은거야 (세달) 근무 환경 ㅈ같네 (네달) 그만 둘랍니다. 남은 프로젝트야 제가 신경쓸 바가 아니죠"
라면서 떠나가 버리는게 일반적인 패턴이라 면접 볼때 고생 좀 해본 사람을 뽑죠.
카비젤 2009/09/06 19:36 #
편의점 알바...가슴아픈 얘기네요. 그리고 '매너리즘'에 정복당해가는 우리들의 얘기를 써주셨군요. 네, 현실은 답답해도 조금씩 바꿔나아갈 수 있는 건 남다른 책임감있는 '장인정신'입니다. 자신이 만든 코드들에 자신있게 서명을 할 수 있는 그 것. 물론 어려운 것이지만요.
Rei 2009/09/06 21:52 # 답글
사실 유지보수도 하다보면 꽤 재미있는데 말이죠..직접 프로그램 쓰는사람이랑 통화하면서 작업 하면 나름대로 보람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