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 오라클 DBA day에 참석했었습니다.
사전등록한 사람이 많아서인지, 자리를 급하게 확장하느라 책상도 없었고 얇은 철재다리로 이루어진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거의 6시간 넘게 발표를 들어야 했습니다. 일반적인 세미나처럼, 재밌기도하다가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제품 설명보다는 기술적인 내용들을 꽤 많이 다뤄 흥미로왔습니다.
출연 강사분 공통점, 모두다 굉장한 루저시더라구요. 키가 평균보다 상당히 작으셔서. 한분도 평균을 넘지못하신듯 ^^;
점심을 먹고 졸음으로 인해 전체 분위기가 엄숙해질무렵, 많은 사람들의 졸음을 깨기위해 살신성인하신분이 출현하셨습니다.
갑자기 나이가 적지않으신 분이 갑자기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 윗부분에 머리를 '퍽-' 하고 박으시는 겁니다. 플라스틱 의자의 탄력성때문인지 머리가 한 20cm는 위로 튀어오르더군요. 깜짝놀랐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아픈 부위를 손을 대지도 않고 무릅위에 주먹을 쥐시고 묵묵히 참고 계시더군요. 울그락 푸르락하는 얼굴, 크게 웃을 수도 없는 상황. 그 분때문에 주위 분들은 강의를 이후에 경청할 수 있었을 겁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라클은 자사의 DBMS 버젼 11g Release 2 를 발표했고, 그 기능들을 DBA대상으로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주최가 오라클이다 보니 역시 자사 제품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도록하는 발언들이 당연히 빠질 수 없었겠지요.
그런 얘기들을 듣고 흘러가다 보니, 우리가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행동, 상황들이 너무 아이러니컬 하다는 생각이 문득들었습니다.
오라클을 비롯해서 윈도우즈, SAP, 기타 솔루션들은 크게 혹은 작게 버전업되면서 각종 편리한 기능들로 무장되어 나옵니다.
그 선전을 읽고 있다보면, 우리의 개발, 혹은 업무환경들은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하면 훨씬 편해지고 할일이 줄어들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우리는 더욱 더 힘들어집니다. 우선 소프트웨어적인 마이그레이션과 생각의 마이그레이션을 해야하고, 새로운 기능을 익히기 위해 주야로 탐독합니다. 그렇다고 기존에 하던 일들이 보류되는 것도 아닙니다. 새로 업그레이드했다고 주변에서 봐주는 것도 없죠. 상황이 좀 더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새로 편하게 도입된 기능을 설정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작업이 오히려 늘어납니다.
관리포인트가 몇개 더 느는 거죠.
왜 그럴까요? 단지 소프트웨어때문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정보가 늘어나기 때문일까요? 새상품이 나와 작업 효율성이 향상되었는데-제조, 판매사에서 제시하는 수치대로의 향상이라면!!!- 왜 관리는 더 더욱 복잡해질까요?
기업은 업그레이드를 해서 소프트웨어를 팔아야 기업을 유지하고, 따라서 업그레이드해야할 이유와 기능을 새로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그 기업은 새로운 기능으로 인해 더 효율적이고 편리해지며, 또 다시 소프트웨어 기업은 편리하고 효율적인 기능을 만들어내려 연구에 매진합니다. 이런 활동이 계속되면, 우리는 좀 더 편리해지고 단순해지며 업무 시간이 절반이하로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야근은 옛 추억이 되는 거죠.
오라클은 버전이 2 에서 11로 늘었는데, 배워야 할 것은 너무많으며, 다루기도 좀 더 어려워졌으며, 복잡도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편리하다고 하는 기능들은 사실은 자신들이 복잡하게 만들어 놓고 그것을 편리하게 다시 꾸며놓았다고 합니다!
아뭏든,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기업이 살고, 경제가 발전해 나아가며, 새로운 기능, 경쟁사에게 뒤쳐지지않으며, 새로운 기능으로 새로운 버그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으니까요.
오라클은 오직 우리를 위해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최근 덧글